올해는 안 울고 잘 보낼 수 있으려나 했는데, 잘 안 되네.
무뎌지는 줄 알았는데, 그냥 묻어둔 거였나 봐. 
잘 지내? 그립다.

 사람들은 종현이의 서른 번째 봄을 축하하곤 하더라.
근데 나는, 나보다 점점 더 어려지는 너를 생각하니 그 말이 차마 안 떨어져서...
솔직해 지자면, 나는 김종현의 서른이 정말 보고 싶었어.

 네가 숨 쉬던 시간들을 떠올리면, 내가 너의 생을 기념하고 축하해도 되는 건지.
감히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해도 되는 건지 망설여지곤 해. 
그럼에도 불구하고,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나는 행복했기에. 
고마웠다고, 사랑한다고, 이 말이 많이 미안하지만 네가 이 힘든 세상에 태어나 준 게 내겐 축복이었으며
그 덕에 삶의 한 페이지를 찬란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할 밖에.

 그래도 너를 추억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움직임들이 보일 때마다,
너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껴. 
아마 너도 다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. 
너는 기쁘게 웃을지, 안쓰러워 할지, 그도 아니면 그저 조용히 눈에 담아 갈지 모르겠으나.

 오늘을 아주 잘 보내볼까 해. 너에게 평소보다 더 많은 말을 걸면서.
맛있는 음식과 예쁜 케익, 그리고 아직까지도 순간순간 가슴이 두근거려 잘 듣지 못하는
너의 노래들과 오랜만에 함께하며 행복해 볼게.
너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.

Happy birthday 사랑하는 종현아. 너는 늘 생일, 기념일, 그런 거 신경 안 쓴다고 말했지만.
태어나줘서 참 고마워. 너는 축복을 받을 만한 사람이었어.

2019.04.08. 내 일 년 중 몇 안 되는 특별한 기념일에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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